드라마 영화 / / 2022. 10. 18. 23:20

작은 아씨들 원작 소설 인물 구성 끝없는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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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은 아씨들

작은 아씨들은 2022년 9월 3일부터 tvN에서 12부작으로 방영된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이다. 드라마 빈센조를 연출한 김희원 감독과 정서경 작가(영화 박쥐, 아가씨)의 만남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가난한 세 자매가 돈과 권력을 모두 가진 가문과 얽혀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다. 빠르고 충격적인 스토리와 끝없는 반전, 배우들의 소름 돋는 연기력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원작 소설과 드라마의 인물 구성

드라마 '작은 아씨들'은 미국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소설 '작은 아씨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소설과 드라마는 인물 구성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다. 원작 소설에는 첫째 마거릿, 둘째 조세핀, 셋째 엘리자베스, 넷째 에이미가 나오고 셋째는 어린 나이에 죽는다. 드라마 '작은 아씨들'에는 오인주, 오인경, 오인혜 세 자매가 등장하지만, 이들도 원래는 네 자매였다. 셋째는 어릴 때 가난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쳐 죽고 말았다. 첫째 오인주는 소설 속 장녀 마거릿을 닮았다. 둘은 부자를 동경하며 허영심이 가득하다. 오인주는 신분 상승을 위해 부자인 남자를 찾아 결혼했다. 하지만 남편은 돈 없는 사기꾼이기 때문에 오인주는 이혼한다. 둘째 오인경은 소설의 둘째 조세핀과 유사하다. 조세핀은 솔직하고 털털하며, 글을 쓰는 작가다. 오인경은 정의감 넘치는 기자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두 사람 모두 고모 집에서 일하며 용돈을 받는다. 셋째 오인혜는 그림에 재능이 있는 에이미를 닮았다. 어릴 때는 철이 없지만 커가면서 언니들을 이해하고 배려하게 된다. 둘째의 조력자 하종호는 원작 소설의 로리를 모티브로 한다. 로리와 하종호 모두 섬세하고 다정하며, 자매 중 한 사람을 사랑한다.  

 

원작 소설은 잔잔하고 따뜻한 느낌이다. 끊임없이 돈과 가난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세 자매의 성장을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게 한다. 반면 드라마는 현시대에서의 돈과 권력, 허영심과 욕망, 정의감 등을 극단적으로 표현한다. 원작 소설과 기본 인물 구성은 비슷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전혀 다른 느낌의 이야기를 충격적인 전개와 연출로 색다르게 보여준다. 

 

흥미와 지루함에 이어지는 반전

 1,2화는 꽤 흥미로웠다. 가난한 세 자매가 돈을 둘러싸고 벌이는 일들이 지루할 틈 없이 전개되었다. 오인혜의 수학여행비를 위해 두 언니가 돈을 모아 인혜에게 전한다. 그걸 본 엄마가 돈을 훔쳐 아버지가 있는 필리핀으로 떠난다. 가난한 집에 철없는 엄마의 모습이 현실감 있게 그려져 극에 몰입하게 된다. 오인주는 직장에서 왕따를 당한다. 그런 오인주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는 사람은 진화영(추자현 배우)이다. 가난하지만 허영심 많은 오인주 역의 김고은과 비밀에 싸인 추자현의 빈틈없는 연기는 드라마를 기대하게 만든다. 그렇게 극에 몰입하던 중 2부에서 추자현이 갑자기 죽는다.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인 그녀의 죽음을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았다.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로 다음 이야기를 한껏 기대했다. 하지만 3,4화는 답답하게 느껴져서 아쉬웠다. 추리극이라고 해도, 드라마를 보는 입장에서는 이야기의 흐름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안내해줘야 한다. 하지만 3,4화는 스토리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복잡한 상황이 나열된다. 대체 무얼 이야기하고 싶은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음 회차를 본 것은 몇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영화 같은 화면, 독특하고 몽환적인 분위기, 극에 몰입하게 하는 음악, 배우들의 열연 등이 그 이유이다. 

 

지루한 초반을 지나면, 감춰져 있던 비밀이 하나둘씩 벗겨지면서 흥미로워진다. 독특한 분위기와 감각적인 음악, 강렬한 연출 등이 더해져 극의 흐름에 흠뻑 빠지게 된다. 사건의 중심에 있는 푸른 난초도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베트남 유령이라는 난초는 살인 사건 현장에 항상 남아 있다. 난초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추리하며 보는 재미가 있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중요하게 보이는 인물이 예상치 못하게 죽음에 이르는 부분도 충격이다. 극의 흐름을 한 번에 바꿔버리는 반전으로 인해 극에 생동감이 더해진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8화의 마지막이다. 이전까지 얽히고설켜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던 진실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김고은의 섬세한 표정과 말투, 원상아 역을 맡은 엄지원의 소름 돋는 연기력은 이전 회차의 지루함을 한방에 날려준다. 

 

배우들의 열연

드라마 초반에 김고은은 이전 작품인 '도깨비'에서 했던 연기와 유사하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회차가 진행될수록 김고은은 오인주 자체가 되었고, 감탄할 수밖에 없는 열연을 펼쳤다. 연약하고 순진하면서도 강하고 용감한 오인주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원상아를 연기한 엄지원 역시 큰 호평을 받았다. 원상아는 권력의 안온함 속에서 경쾌하고 활기차다. 동시에 어린 시절 겪은 사건으로 인한 깊은 상처와 극단적인 자기애로 똘똘 뭉쳐있는 인물이다. 원상아의 독특한 정신세계를 섬세하게 그려낸 엄지원은 이 작품을 한껏 빛냈다. 돈이 전부인 남자 최도일(위하준 배우), 원상아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박재상(엄기준 배우), 세 자매의 고모 오혜석(김미숙 배우) 등의 연기도 감탄스럽다. 다만, 둘째 오인경을 연기한 남지현 배우는 아쉬웠다. 책을 읽는 듯한 딱딱한 말투, 달라진 상황에서도 비슷한 표정 등이 극의 몰입을 방해했다. 

 

끝없이 이어지는 반전 스토리, 빠른 전개, 난초와 닫힌 방 등 독특한 설정,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 배우들의 열연 등 매력적인 점이 많은 드라마이다. 중간의 지루함만 이겨낸다면, 신선하고 독특한 이 작품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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