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영화 / / 2022. 10. 11. 21:32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가 가져온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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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과 천재적인 두뇌를 동시에 가진 변호사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다룬 ENA 드라마이다. 2022년 6월 29일부터 8월 18일까지 16부작으로 방영되었다. 이 드라마 덕분에 인지도가 낮았던 ENA 채널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10월 8일 열린 '2022 아시아 콘텐츠 어워즈'에서 베스트 콘텐츠상과 여자배우상(박은빈)을 받았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우영우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 졸업하고 법무법인 한바다의 신입 변호사로 채용된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졌다. 동시에 한번 본 것은 모두 기억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 두뇌는 명석하지만 사회성이 부족하고 감정 표현이 서툰 우영우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풀어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바다의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강기영 배우)은 첫 만남에서 그녀가 자폐를 가졌다는 사실에 당황하지만 일단 사건을 맡기고 지켜보기로 한다. 정명석은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파악하여 슬기롭게 사건을 풀어가는 우영우를 믿게 되고 지지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정명석의 모습은 두 사람의 조화를 기대하게 만든다. 그렇게 우영우의 변호사 생활이 시작된다. 아버지의 친구 한선영(백지원 배우)이 대표인 한바다에는 그녀의 친구이자 동료 변호사 최수연(하윤경 배우), 동료 신입 변호사 권민우(주종혁 배우), 송무팀 직원 이준호(강태오 배우)가 있다. 그들과 협력하며 다양한 사건사고를 해결해 나간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우영우의 시선으로 세상의 편견과 부조리에 맞서 나가는 이야기는 따스하고 깊은 감동을 준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한 회차에 하나의 에피소드가 그려진다.

 

우영우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고래다. 고래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는 우영우는 시도 때도 없이 고래 이야기를 꺼낸다. 이 이야기를 귀찮아하지 않고 즐겁게 들어주는 이준호는 그녀를 편견 없이 대하는 인물이다. 둘의 관계가 발전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를 현실적으로 표현하며 우리 사회가 가진 장애에 대한 의식을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우영우가 출근할 때, 문득 사건의 실마리를 찾았을 때 등장하는 고래 장면은 이 드라마의 백미다. 제작비 200억의 대부분이 고래 CG에 쓰였다고 하는데, 많은 제작비가 수긍이 갈 정도로 고래가 등장하는 CG는 매우 아름답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우영우 뒤로 거대한 고래가 헤엄치듯 하늘을 가르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출연진의 눈부신 활약

제작진과 작가는 박은빈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1년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녀의 철저하고 깊은 캐릭터 연구 덕분에 우리는, 장애를 가졌지만 사랑스러운 우영우를 만나게 된다. 세밀한 손짓과 몸짓, 회전문 앞에서 망설이는 모습, 당황스러울 때 손으로 귀를 막고 힘들어하는 모습, 김밥을 먹기 전에 똑바로 정리하는 행동, 복잡한 출근길에 고래 소리를 듣는 모습, 대화를 나눌 때 갈팡질팡하는 시선, 그 와중에 귀에 착착 꽂히는 정확한 발음 등. 박은빈이 아닌 우영우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그녀의 자폐 연기는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우영우를 믿고 지지하는 주변인들의 연기도 탄탄하다. 정명석 변호사 역의 강기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처음에는 장애에 대한 편견으로 우영우를 대하다가 나중에는 그녀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는데, 그 모습을 자연스럽고 멋지게 표현한다. 우영우의 친구이자 신입 변호사 최수연은 우영우의 능력을 질투하는 듯 하지만, 친구로서 따뜻하게 영우를 챙기고 보호한다. 친구와 경쟁해야 하는 현실과 영우를 챙기고자 하는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잘 그려낸다. 영우의 오랜 친구 동그라미 역의 주현영, 질투와 경쟁심에 불타는 신입 변호사 권민우 역의 주종혁 배우, 법무법인 대표 한선영을 연기한 백지원, 한바다와 경쟁하는 로펌 태산의 태표 태수미 역의 진경 배우 등 출연진들의 탄탄한 연기가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인다.  

 

우영우가 가져온 변화

여성 자폐인을 주연으로 한 첫 드라마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덕분에 많은 이들이 자폐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우영우가 방영될 당시 수많은 미디어에서 자폐에 대한 정보가 쏟아졌다. 미디어에서 장애를 다루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오해와 편견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자폐를 가진 이들이 모두 우영우의 모습을 한 것은 아니므로 그녀가 천재 변호사로 그려지는 부분에 우려를 나타내는 이들도 있었다. 그에 대해 드라마에서는 '스펙트럼'이라는 단어를 강조함으로써, 장애의 형태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넓고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우영우보다 훨씬 심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김정훈)을 극 중에 등장시키는 에피소드는 그 노력의 일환이다. 섬세한 스토리와 연출, 배우들의 노력이 우리 사회가 가진 편견과 오해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극적인 소재가 많아지고 있는 드라마 시장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선한 사람들의 내면을 따스하게 그려내며 힐링을 선물한다. 언제나 영우의 편이 되어주는 아버지와 친구 동그라미, 고래 이야기를 귀찮아하지 않고 영우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이준호, 봄날의 햇살 최수연, 영우를 믿고 이끌어주는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 등 우영우 주변에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이 가득하다.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따스한 이들의 응원을 보고 있노라면 내 삶이 응원받는 기분이 들어 위로가 된다. 영우의 존재와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사랑을 보내는 이들. 차별이 만연한 요즘, 우리 곁에 존재하는 수많은 우영우에게 따스함을 전하는 이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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